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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기록

[책] 기록의 쓸모 Part-1 (feat. 두낫띵클럽 이승희)

by 강정파티 2020. 10. 29.


제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 어쩌면 기록으로 얻은 가장 큰 수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받아 적는데 그치지 않고 무언가를 지그시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얻었으니까요. 결국 기록은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점이자 우리를 성장시키는 자산이 된다고 믿습니다.
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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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나의 모습을 가끔 인지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글로써 말할 때는 온전히 나의 이야기에 집중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정말이지 받아 적는 그런 것이 아니고, 온전히 나를 바라보며 관찰하는 모습이 글로써 표현된다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다. 이것이 나를 성장시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터뷰는 내가 스스로 말하기 애매한 것들을 다른 사람의 질문을 통해 좀 더 자유롭게 풀어놓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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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 것 처럼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나를 발견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갈 수록 새로운 사람들과 진중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고, 사무적인 딱딱한 대화만을 선호하게 된다. 그렇게 하다보면 이미 자신에 대한 성찰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상태로 나이를 먹어가고, 사무적인 대화만이 오가는 인간관계로 굳어지게 된다. 
사실 어딜 가던 누구와 있던 인간관계란 것은 쉽지 않겠지만, 그래서 더욱 사무적인 대화만 하지는 않는 쪽으로 조금씩 사람들에게 마음을 여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가지 유형의 사람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기록을 하는 사람과 하고싶은 사람. 저는 마케터라 그런지 기록을 하는 사람에서 더 나아가 기록하는 행위를 사람들과 공유하는 사람으로 발전하고 싶었어요.
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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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록을 통해 어떤 것을 하고싶은지 생각해보게 되는 구절이었다. 내가 처음 기록을 하기 시작한 계기는 타인에 대한 거부감과 사회생활에서의 상처로 심란하고 상처받은 마음을 어찌할 바 모르겠을 상황이었다. 불면증에 공황장애증세도 나타났다. 그때부터 그런 느낌이 들 때마다 당시의 기분을 적었다. 기분을 적어서 나의 생각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꺼내어 놓는다는 느낌으로 내려놓았다. 
그런 계기로 시작한 기록은 대부분 나를 바라보고, 나로인해 관찰된 나의 감정들의 설명이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기록과 결은 다르지만 나를 관찰한 기록이니 어찌보면 종이 한 장 차이일 수도 있겠다.


제가 집중하는 테마에 따라 모으는 영감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카레가 먹고싶으면 유독 카레 집만 잘 보이잖아요. 글을 쓰고 있을 때에는 잘 쓰는 사람들의 글을 보게 되더라고요. 가령 세계적인 작가들이 글 쓰는 습관은 무엇인지, 어떻게 글을 풀어가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 등에 관한 글을 찾는 거죠. 그리고 인터뷰를 많이 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과 제 생각을 연결시켜보려는 의도로요.
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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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날씨 좋았던 가을에 자전거 라이딩에 눈을 떴다. 그러다보니 유튜브에서 보이는 것들 중에 자전거 관련된 콘텐츠를 보게 되고,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지도 몰랐던 자전거 전문점을 알게 되고, 지나가다가 자전거를 타고가는 누군가를 보면 괜스레 반갑곤 했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테마에 따라 나의 의식이 흘러가는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나는 관찰했다. 

기록하는 시간을 자신을 객관화 해주고 전보다 더 성실하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무엇보다 기록을 남기는 삶은 생각하는 삶이 됩니다. 
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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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사를 퇴사하고나서부터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다. 그 전부터 하루를 마치고 그날의 기록을 하고 마무리를 했던 습관들이 있어서 시간관리라기 보다는 할일 리스트를 관리하기 시작했던 것이 지금의 일정관리로 발전한 시작점이었다. 기록을 하는 것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게 함과 동시에 나의 시간 또한 멀리서 바라보게 해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간의 개념은 누구나 알고 있으니 쪼개서 쓴다는 것이 개념상 가능하다. 나의 시간을 그렇게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시간 분배가 가능하다. 그리고 그 분배는 노력하지 않으면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흐트러지지 않게 하기위해, 흐트러지더라도 오차범위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마케터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만사에 관심을 갖는거야. 관찰력과 순간을 놓치지 않고, 쥐는 능력이 중요하지. 내 손에 쥐고 내손에 담고, 내 마음에 담아두는 능력 말이야. 마케팅은 사실 어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거든. 사람들의 마음을 잘 알아내려면 그들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아야 하지. 그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우리의 서비스나 상품, 브랜드가 그 사람들과 어떤 부분에서 합이 맞는지를 맞춰주는 채널링 역할을 하는게 마케터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 그 기운을 느끼는 세밀한 관찰력이 마케터에게는 필요해. 
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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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비단 마케터만이 해야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디자인 계열에서 일하는 나도 매우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만사에 관심을 갖고 깊이있게 관찰할 줄 알고, 그것을 그 당시에만 있게 하지 않고 기록하는 것. 커리어상 나에게도 확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대한 관찰에 포커스가 맞춰져있는 지금은 그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회사에 출근하면 그래도 나를 바라보기보다는 일이라는 목표를 바라보게 된다. 그래서 최소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온 힘을 다해 관심을 쏟는다. 하지만 그 이외 시간에는 거의 나에게 집중하는 편이다. 그리고 나의 멘탈케어에 대부분의 나머지 시간을 할애한다. 
지금은 우선적으로 지금까지 하지 못한 나의 내면을 채우는 기간이라고 생각하고, 외부의 것들에 관심을 갖지 못하더라도 초조해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온전한 마케터
어릴 때는 대학만 가면 진로 고민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대학에 가도, 취업을 해도, 나이가 들어도 왜 진로고민은 끝이 없는걸까. 수능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마케터로서 첫 번째 고민은 의외의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일이란 게 혼자 마음먹는다고 뜻대로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함게 일하는 동료가 회사의 브랜드가 댚님의 철학과 사회의 비전이 모두 하나의 결로 맞아 떨어져야 마케터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
무슨일이든 혼자 할 수는 없겠구나… 이 사실을 실감할수록 새로운 고민이 생겨났다. 혼자 할 수 있는게 없다면 완벽한 마케터란 과연 무엇일까. 
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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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끔 생각한다. 완벽한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있는가? 아니면 현재 유명한 디자이너, 기획자들은 완벽한 사람이라 유명해진것인가? 전혀 아니다. 그들도 그들의 주변에서 협업과 도움을 통해 그 자리까지 올라간 것이며, 그들이 없었다면 그렇게 될 수 없었을 것임을 뻔히 알고 있기에 나도 혼자보다는 여럿이 어울려 지내려 나름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나도 한 때, 나 혼자서 이것 저것 모두 하려는 과욕을 부린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인간관계나 나에게나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더라.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알고 인정할 줄 아는 상태야말로 현재 내가 내면에 채우는 것의 목적중 하나이다.


수단보다 본질에 집중하는 능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것을. 나를 정의하는 전문 분야 타이틀이 중요한게 아님을. 마케터로서의 완전함이 아니라 나의 본바탕을 고스란히 살리는 온전함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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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첫 시도지만 서비스기획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누구나 전문 분야는 있어도 그것만 하는 사람은 없듯, 나도 똑같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 분야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의 내면에 가지고 있는 무언가가 그 사람의 본바탕이고 그것을 얼마나 알고 있고, 얼마나 꺼내어 어떻게 보여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본질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아직 그 본질에 대해 찾지 못해서 계속해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감정을 기록하기 전에는 실용적인 기록을 많이 했다. 일하면서 알아야 하는 용어 정리, 업무 메뉴얼 같은 기록들. 첫 직장이었던 병원에서 진료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치과 용어가 뭔지, 환자들에게 어떻게 상담해야할지 하나도 몰랐던 나를 살려주었던 것은 수첩에 적어둔 메모였다. 작은 수첩을 유니폼 주머니에 넣어 다니며 들리는개로 적고, 저녁에 집에오면 모르는 내용을 검색해서 공부하고 다시 블로그에 기록해두었다. 그렇게 매일매일 나의 업무일지를 적었다. 
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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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며 "나도 이제 조금씩이나마 나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하는 상태라 보이는데, 이제 밖에 있는 것들을 관찰해볼까?"라는 생각이 싹트기 시작했다. 책을 다 읽고 모든 것을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예전에 인스타그램을 한창 할 때가 있었다. 한창 할 당시에는 다른 사람들이 무얼 하던 나는 크게 관심이 없었고, 그저 그들의 근황이 어떤지에 대한 툴에 불과했고, 나도 나의 근황을 올리는 정도의 역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다가 힘들어지기 시작할 때 쯤에 다른사람과 나를 비교하게 되는 것을 겪고나서는 인스타그램을 끊었었다. 그렇게 몇 년간 나의 근황을 아는 사람들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전부터 집중하는 것이 생기고, 새로운 회사로 들어가면서부터 나의 내면의 힘도 생겼고, 인스타를 통해 하려는 것도 생겨서, 다시 시작해볼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두낫띵클럽으로 알게된 승희님이 책을 통해 영감과 힌트, 그리고 또 다른 길을 제시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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